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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임신부님강론
대림 4주일: 그분께서 당신을 필요로 하신다
글쓴이 : 박성칠 날짜 : 2018-12-23 09:12:22

대림 제 4 주일                                                                                                                             2018. 12. 23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그대의 빛나는 눈만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그대의 아름다움만을 사랑하진 않습니다.

그대가 완벽하게 베풀기만 했다면
나는 그대를 좋은 친구로 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대는 나에게
즐겨 할 수 있는 부분을 남겨 두었습니다.
내가 그대에게 무엇이 될 수 있겠기에
나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서정윤 시인의 <그대를 사랑하는> 이라는 입니다.

시의 뒷부분을 조금 변형해서 다시 읽어 봅니다.

당신께서는 내가 즐겨 할 수 있는 부분을 남겨 두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위해서 무엇인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당신을 나는 사랑합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은 기쁨일 것입니다.

부모는 힘이 들어도 자식을 위해서 무엇인가 할 수 있기에 행복을 느낍니다.

자식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부모 마음은 숯검정이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부모는 자식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가슴이 먹먹해 지는 것입니다.

됐어요, 그만 두세요. 신경 끄세요. 내가 알아서 할께요.”

 

프랑스의 피에르 신부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피에르 신부님은 엠마우스(Emmaus)’ 운동의 창시자입니다.

신부님은 가난한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집을 지어주는 일을 하셨습니다.

어느 날, 이른 나이에 인생의 루저(loser)가 된 한 젊은이가 신부님을 찾아옵니다.

그는 자살을 결심했고 마지막으로 피에르 신부님이나 한 번 뵙자고 찾아왔던 것이죠.

피에르 신부님은 이 젊은이에게 자기를 도와달라고 말합니다.

자살은 나중에 하고 지금은 일손이 필요하니 도와 달라 하신 것이죠.

 

젊은이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제까지 자기에게 도움을 청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제까지 자기가 쓸 모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세상, 떠나가면 그만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피에르 신부님이 당신 일을 도와 달라 하십니다.

이 젊은이는 그날부터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엠마우스 운동에 뛰어듭니다.

 

이 젊은이는 아마도 서정윤 시인의 언어(싯말)로 피에르 신부님께 감사드렸을 것 같습니다.

신부님께서 완벽하게 베풀기만 했다면 나는 신부님을 좋은 친구로 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신부님은 나에게 즐겨 할 수 있는 부분을 남겨 두었습니다.
나는 신부님 때문에 무엇인가 될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그런 신부님께 감사드리고 또 신부님을 사랑합니다.”

 

하느님께서도 당신 일을 하시는 데, 우리 사람들을 필요로 하십니다.

우리가 성경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아브라함이 그렇고, 모세가 그렇습니다.

예언자들과 사도들이 그렇고, 사도 바오로가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없었다면 성경은 쓰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없었다면 니체의 말은 진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은 죽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어 오실 때 한 여인의 도움이 꼭 필요했습니다.

사람이 되어 오시는 분은 인간의 가정에서 태어나셔야 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천사가 마리아를 찾아와 이런 말을 합니다.

주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니 얼마나 큰 은총입니까.

이제 지극히 높으신 분이 당신의 몸을 감쌀 것입니다.

당신은 성령으로 한 아기를 잉태할 것입니다.”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했다 하였습니다.

그러자 문득 안으로부터 어떤 깨달음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여기에 마리아의 위대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리아가 깨달은 그 한 가지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아마 이런 통찰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보잘 것 없는 시골 처녀인 나도 하느님을 위해서 무엇인가 할 수 있구나! 

 

그대가 완벽하게 베풀기만 했다면/ 나는 그대를 좋은 친구로 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대는 나에게/ 즐겨 할 수 있는 부분을 남겨 두었습니다.
내가 그대에게 무엇이 될 수 있겠기에/ 나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하느님께서 부족하기만 한 나를 필요로 하신다는 생각!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을, 하느님께 남겨 두셨다는 통찰력!

그리고 기꺼이 내가 그것을 해야 하겠구나 하는 투신!

이런 것이 바로 믿음일 것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마리아는 세상 끝날 까지 기억될 아름다운 말씀을 들려줍니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Fiat voluntas tua).”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즐겨 할 수 있는 한 부분을 남겨 두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가 하느님을 위해 무엇인가 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언젠가 하느님께서 우리를 꼭 필요로 하실 때가 있으실 것입니다.

그때 우리도 마리아처럼 응답 할 수 있을까요?

“Fiat voluntas tua! 당신의 뜻이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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