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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공현 대축일: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글쓴이 : 박성칠 날짜 : 2019-01-06 09:01:28

주님 공현 축일                                                                                 2019. 01. 06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유심초가 부른 노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의 한 부분입니다.

김광섭 시인의 <저녁에> 라는 시에 곡을 붙여 만든 노래입니다.

하늘에서 빛나는 수많은 별들 중에 유독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봅니다.

누군가 우리를 쳐다보면 우리도 그 눈길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누가 나를 쳐다보나?” 살펴보다가 나를 바라보는 별 하나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나도 그 별을 쳐다봅니다.

그렇게 별과 내가 만납니다(절대적 마주 보기/이어령).

 

이 시는 오늘 공현축일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시기적으로 우리는 성탄절을 지내고 그 다음에 공현 축일을 지냅니다.

성탄절은 한 마디로 하느님께서 인간 세상을 찾아 오셨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그래서 복음은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사셨다.”라고 쓰고 있습니다.

 

공현축일의 복음은 동방 박사들이 별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성탄에 하느님께서 인간을 찾아오셨고 이제 공현에는 인간이 하느님을 찾는다는 말입니다.

인간은 어떻게 하느님을 찾게 되는 것일까요?

하느님께서 먼저 인간을 찾아 오셨기 때문이죠.

그래서 김광섭 시인은 노래하는 것입니다.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하느님은 당신을 먼저 보여주심으로 우리로 하여금 당신을 찾게 하셨습니다.

성탄절 감사송은 그래서 이렇게 노래하는 것이죠.

 

아버지께서는 사람이 되신 말씀의 신비로,

저희 마음의 눈을 새롭게 밝혀 주시어,

하느님을 눈으로 뵙고 알아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하도록,

저희 마음을 이끌어 주셨나이다.”

 

오늘 제 2 독서에 계시(啓示)’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그리스도교를 계시 종교라고 합니다.

계시라는 말은 하느님께서 당신을 열어서() 보여주신다()’라는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먼저 열어 보여주시기에 우리들이 그분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 계시를 통하여 하느님의 신비를 알았다고 말합니다(에페소 3,3).

 

사실 하느님은 우리만을, 나만을 찾아오신 게 아닙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오셨고 그래서 우리 모두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별 하나가 나만 내려다보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그러나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렇게 쓰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이 세상 수많은 사람 중에서 하느님이라는 별을 쳐다보는 바로 그 사람이 신앙인입니다.

신앙인은이렇게 많은,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별 하나를 쳐다보는 한 사람입니다.

전삼용 신부님은 매일미사 묵상에서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모든 사람이 하느님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 것을 좋아하면 주님을 볼 수 없습니다. 아니, 보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땅이 좋은데 왜 하늘을 올려다보겠습니까? (...)

세상 것을 좋아하면 천상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것이 보이면, 보이는 그것과 하나가 됩니다.”

 

동방박사들이 별을 찾아 갔지만 별이 먼저 동방박사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하느님을 찾는다고 하지만 하느님께서 우리를 먼저 찾아주셨습니다.

신학자 발타사르(Hans Urs von Balthasar)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라봄의 절정은 우리를 바라보던 그분을 우리가 비로소 바라보는 것이다.”

(송봉모, 삶의 우물가에 오신 말씀/요한복음 산책 1, 32쪽에서 인용)

하느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해 주셨기에 우리도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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