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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와 엘리야의 하느님, 예수님의 하느님 - 윤경재 요셉
글쓴이 : 윤경재 날짜 : 2017-04-21 15:04:11

 

 

 

모세와 엘리야의 하느님, 예수님의 하느님


- 윤경재 요셉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왜 놀라느냐? 어찌하여 너희 마음에 여러 가지 의혹이 이느냐?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루카24,35~48)




성경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나타내는 표현 양식이 모세와 엘리야 때에 서로 달랐습니다.


모세와 이스라엘 자손이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나서 그 체험 양식을 탈출기 19장에 상세하게 기록하였습니다.


셋째 날 아침, 우렛소리와 함께 번개가 치고 짙은 구름이 산을 덮은 가운데 뿔 나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진영에 있던 백성이 모두 떨었다. 그때 시나이 산은 온통 연기가 자욱하였다. 주님께서 불 속에서 그 위로 내려오셨기 때문이다. 마치 가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연기가 솟아오르며 산 전체가 심하게 뒤흔들렸다. 뿔 나팔 소리가 점점 크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모세가 말씀을 아뢰자, 하느님께서 우렛소리로 대답하셨다.”(탈출19,16~19)


하느님의 현존이 우렛소리와 번개와 불 속에서 나타나셨습니다. 이 하느님은 공포와 압도적인 신비를 통해 당신의 백성에게 계시하셨습니다.


엘리야가 체험한 하느님은 이와 달랐습니다. 북 이스라엘의 왕 아합이 바알 신을 숭배하는 이방 여인 이제벨과 결혼하고서 풍요와 물질을 숭배하는 노예처럼 되었습니다. 그러자 엘리야는 왕의 마음을 돌리기 위하여 바알 예언자들과 불의 대결을 벌였고 승리하였습니다. 그러나 왕과 왕비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엘리야를 죽이려 들었습니다. 공포와 이적만으로는 굳게 닫힌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없는 때가 온 것입니다.


이에 놀란 엘리야는 호렙 산으로 도망치고 죽음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엘리야를 다시 불러 당신의 새로운 모습을 계시해 주셨습니다.


열왕기 상권 19장에서 어머니의 자궁으로 상징되는 동굴 속에 숨은 엘리야를 하느님께서 부르십니다. 재 탄생을 준비한 것입니다.


그가 거기에 있는 동굴에 이르러 그곳에서 밤을 지내는데, 주님의 말씀이 그에게 내렸다. 주님께서 그에게 엘리야야,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1열왕19,9)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더 이상 바람과 지진과 불 속에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커다란 소리는 스스로 들리게 하지만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런 공포의 소리는 환영을 받지 못하고 거부되기 십상입니다. 이제 하느님께서는 인간과 소통하고,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서 부드러운 침묵의 소리를 선택하셨습니다. 엘리야를 통해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보다는 수용되고 이해되기를 원하셨습니다.


불이 지나간 뒤에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들려왔다.”(1열왕19,12)


엘리야는 내면에서부터 울려 나오는 침묵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였고 하느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확연히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존재 의미를 새삼스레 깨달은 것입니다.


세상에 내려가 하느님의 뜻을 펼치라는 소리를 자각하였습니다. 사생결단과 같은 무한 대결이 아니라 사람을 뽑아 기름을 붓고, 자신의 뜻을 이어갈 예언자를 양성하는 길이 자신이 걸어갈 길이었습니다. 자신의 대에 모든 것을 다 이루려고 덤비는 것보다 하느님의 계획에 맡겨두는 것이 최선임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와 전혀 다르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스스로 우리 가운데 직접 서시었습니다. 인간의 외부에서 압도적 신비로서 자리 잡으신 게 아니었습니다. 또한 인간 내면에 자리 잡고 자각으로서 움직이신 것도 아니었습니다. 너와 나 사이에, 그 가운데 중심점으로 늘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내재하시기도 하고, 초월하시기도 하시지만, 예수께서는 우리 사이에 중심점과 연결 통로가 되셨습니다. 하느님의 계획을 당신 몸 안에서 이룩하셨습니다.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십자가 위에서 재 탄생을 위한 대 수술을 겪어 내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우리 존재 의미를 새롭게 부여받았습니다. 선포와 증인이 우리의 새로운 몫입니다. 자신만의 깨달음에서 벗어나 그에게 그녀에게 기쁜 소식을 체험하도록 이끌어 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예수님을 되 살려 드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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