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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24. 3. 28)
글쓴이 : 오금동성당 날짜 : 2024-04-01 00:04:46   조회 : 148



김병규 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강론 중에서

여러분 혹시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이런 말 들어본 적 있으시죠?
그 말을 진짜 믿으세요? 
제가 여기가 첫 본당인데 이곳에서 지난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지낸 것 같습니다.
또 같이 사는 사람이 되게 중요한데 주임 신부님께도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습니다.
덕분에 우리 사제관 분위기가 많이 평화롭고 또 즐거워서 저도 주임 신부님께 그렇게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신부님의 위대하고 관대한 사랑은 저를 살기 편하게 해 주셨고 덕분에 저는 이렇게 오금동에서 3년째를 맞이하고 있죠.

마찬가지로 어떤 부모든 자기가 낳고 기르는 자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자식들이 그런 부모의 마음을 깨닫고 또 잊지 않기를 바라죠.
왜 그럴까요? 
그렇게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과 보살핌은 자녀들이 자녀들의 인생 여정에서 만나게될 갖가지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되어주기 때문이겠죠.

예수님께서도 그런 부모의 심정으로 최후의 만찬 때 성체 성사를 세우셨을 겁니다.
부모의 사랑이 담긴 음식과 음료를 먹고 마시면서 자녀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것처럼, 예수님의 사랑이 듬뿍 담긴 성체와 성혈의 힘으로 그리스도인은 성장하기 때문이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마지막 식사를 하시면서 세상 끝날까지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우리와 함께하시겠다 약속하고 계시죠.
혹시나 알아듣지 못한 사람이 있을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극진한 사랑을 또 다른 방식으로도 표현하셨는데요.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것이죠. 
사실 제자들은 잘난 사람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분과 함께 지내면서 먹고 마시고 또 직접적으로 가르침을 받았지만, 이 스승님의 뜻을 온전히 배우지 못한 채 마지막까지 세속적인 생각을 벗어나지 못했던 사람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이죠.

예수님은 그런 제자들이 당신의 기대에 못 미칠 뿐만이 아니라, 이제 곧 당신을 팔아넘기고 사람들 앞에서 모른다고 배신하고 또 버리고 도망갈 것을 미리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힘으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지요.

안타깝게도 요즘 세상은 서로가 서로에게 신뢰를 잃어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믿는 이들의 공동체라고 하는  교회도 예외는 아니죠.
신뢰를 잃어가는 게 진짜 무서운 건 그 잃어버린 신뢰, 금이 가버린 신뢰 사이에 다른 것들이 조금씩 들어찬다는 겁니다.

우리 교회와 이 교회의 구성원인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신뢰를 잃어가게 되면 그 사이에 들어오는 것들이란 출세 욕구, 지위 남용, 무관심 이런 것들처럼 속된 말로 세속적 관심이 그 틈 안으로 들어오게 되죠.
힘들게 쌓아온 신앙이 달라지는 건 단 한순간이고 그 안에 세속적인 욕심이 들어차는 건 순식간입니다.

그렇게 세상이 돌아가는 꼴이 실망스럽다고 해서, 교회가 기대만큼 신앙과 사랑의 공동체가 되지 못한다고 해서, 또 주변 사람들이 못나고 무능해서 그 모든 것에 실망과 불만이 쌓였다 할지라도 우리 그리스도인은 그걸 바라볼게 아니라 오늘 예수님처럼 예수님 또 하느님 아버지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선 당신 아들 예수님께서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밝힌 작은 촛불 하나로 부활이라는 찬란한 빛을 만드신 분입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시대는 극단의 시대입니다.
모든 것에 중간이 없고 다 극으로 치닫고 있죠. 
그래서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또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건 세상이 극단적인 만큼 극단적인 헌신, 겸손, 사랑 그리고 신앙입니다.
예수님께서 그 극단의 핵심인 성체와 성혈을 마련하시는 데 우리들의 마음에도 예수님의 사랑의 길이 깃들기를 청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