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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봉헌축일 및 초 축성미사 (24. 2. 2)
글쓴이 : 오금동성당 날짜 : 2024-02-08 07:02:06   조회 : 342


김병규 신부님 강론 중에서

오늘 우리는 주님 봉헌 축일을 지내면서 가정이나 성전에서 사용할 초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어제 부제서품식에 자신과 아들을 봉헌하는 후배들과 서품자들의 부모님을 보면서 과연 우리에게 이 봉헌이라고 하는 건 어떻게 다가오고 있을까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우리가 하느님께 봉헌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께 받은 것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나의 마음을 담아서 돌려드리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의 경우를 든다면 제가 하느님께 받은 것, 건강 그리고 가족, 사제로 살아가는 지금의 삶, 그리고 첫 본당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이런 것처럼 참 많은 것을 하느님께 내가 무상으로 받고 살았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다 막상 봉헌을 하려고 하느님 앞에 나왔을 때, 하느님 앞에서 빈손으로 서 있는 내 모습이 참으로 부끄럽게 여겨질 때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봉헌이란 반드시 내 손에 쥐고 있는 어떤 것을 내어놓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가족, 건강, 인연 이런것들이 물질이 아닌 것처럼 우리가 하느님께 받은 건 물질만으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고, 때문에 우리가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 또한 반드시 물질이 최고라고 여길 필요는 없는 것이죠. 

주님 봉헌 축일을 지내면서 우리가 함께 기억하는 축성 생활자, 가깝게는 수녀님들에게서 우리는 그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본당에서 하느님께 받은 가장 소중한 인연 중의 하나를 수녀님들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여러분도 우리 본당 수녀님들을 보면서 느끼시겠지만, 특히 우리 본당 수녀님들은 순간순간을 잘 봉헌하시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오늘 봉헌하는 초처럼 하느님 앞에서 언제든 꺼질 수 있는 존재임을 인정함과 동시에 그분께서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나를 태워서 주변을 밝힐 각오가 되어 있을 때만 우리는 순간순간을 봉헌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주님봉헌축일과 축성 생활자들을 기리고, 또 초를 봉헌하는 오늘, 수녀님들께 마음에만 담아두고 부끄러워서 차마 전하지 못했던 좋은 이야기, 좋은 표현도 해보시고, 또 순간순간을 봉헌할 수 있는 하루를 보내시면서 세상을 밝히는 작은 촛불이 되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